<연합시론> 대승적 대화로 금강산관광 재개해야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와 관련해 남측 부동산 동결 등 예고된 강경 조치를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최근 7일간 해당 지역의 부동산 조사를 한 지 8일 만이다. 2주 전 백령도 근해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이후 일각에서 불거진 '북한 변수'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아 다소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 북한의 강경 조치로 남북관계는 더 경색될 우려가 커졌다. 답답한 일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명승지개발지도국 성명으로 발표한 이번 조치는 한 달여 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담화에서 예고한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 동결, 기존 계약 파기 등 '특단의 조치' 1단계로 보인다. 북측은 남측 정부 자산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소방서,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 온천장 등을 동결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해당 관리 인력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조사에 응하지 않은 현대증권 등의 사업권을 박탈하고 '곧 새로운 사업자에 의한 국내 및 해외 금강산관광이 시작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측의 동결 조치는 상대방 투자자산 보호를 규정한 남북 당국 간 합의와 국제규범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유감이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언뜻 '초강경'으로 비치지만 내용에서는 정부에 대한 압박 성격이 짙다. 우선 이번 부동산 동결 대상에서 순수 민간업체는 제외했다. 정부와 관광공사 시설물에 대한 동결 역시 금강산 관광이 2년 가까이 중단돼온 상황에서 실질적 의미는 크지 않다. 앞서 '계약 파기'를 예고했지만 이번에 '현대와의 계약이 더는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됐다'라고 했을 뿐 계약 파기를 정면 선언한 것도 아니다. 현대아산은 이번에 자사 자산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긴장을 풀 수 없을 것이다. 성명에서 현대를 대체할 사업자를 물색했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중국 측 여행사를 통해 금강산에 외국인 관광객을 일부 유치하는 정도에 그칠 것 같다. 당장 금강산 사업을 접기보다는 1단계 조치를 내놓고 남한 정부의 반응 수준에 따라 후속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사업의 전면 재검토까지 거론한 것도 대남 압박강도를 더하려는 의도인듯하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남북은 대화를 통해 이 상황을 극적으로 타결해 나갈 것이냐, 정면으로 맞서 파국까지 가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북한이 금강산 부동산 조사를 마치자 정부는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메시지를 이미 보냈다. 북한은 이번에 고강도로 압박해 우리 정부가 관광 재개에 나서도록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것 같다. 막판 협상을 통해 주고받을 것이 있을 법하나 대화의 접근법이 다소 어긋나 있어 문제다. 정부는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대 조건'을 실질적으로 충족시킬 대화를 기대하는 반면 북한은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언 등으로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곧바로 관광 재개로 나가기를 원하는 형국이다. 여론의 향방도 관건이다. '어뢰 피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국방장관의 거듭된 언급으로 북한이 천안함 침몰사고의 용의선상에 걸려 있는 상황 아닌가. 북측은 "(남측의) 모략책동을 수수방관하지 않고 단호한 대응조치들을 연속 취해나갈 것"이라는 경고도 추가했다. 주목할 부분이다.
금강산 관광 문제는 남북이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대승적이고 대국적으로 풀 수밖에 없다. 현대아산도 "남북 모두 대화를 통한 관광재개 입장을 밝혀온 만큼 진지하고 진전된 당국 간 대화를 촉구한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통일부는 "상황을 보면서 절제된 대응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의 경색 상황뿐만 아니라 천안함 침몰 관련 대응 시스템의 난맥상, 일본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 망언 시리즈에 대한 미흡한 대처 등으로 안보외교라인에 전반적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는 대주제에 대한 통찰력 있는 대응은 차치하더라도 통일.국방.외교 분야의 당면 현안 대처 능력에 대한 국민의 걱정과 불신이 작지 않다.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해당 부문의 인적 쇄신과 정책운용 시스템의 개선을 능동적으로 검토할 때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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