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배심원평결 존중' 판결 의미 있다
<연합시론> `배심원평결 존중' 판결 의미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평결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2심인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부분을 뒤엎어 유죄로 선고한 것을 파기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1심에서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내린 평결이 재판부에 그대로 채택된 것은 충분하고 납득할 사정이 없는 한 한층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결은 법적 기속력이 없는 배심원 평결이라해도 항소심이 배심원 평결의 중요성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처음으로 정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첫 재판이 열린지 2년을 갓 넘긴 국민참여재판은 아직 제도 도입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법원 안팎에선 아직까지 비현실적인 제도라거나 사회적 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너무 낮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아직까지 적용대상 범죄가 매우 제한돼 있고 오히려 선고형량이 세다는 피고인들의 인식까지 겹쳐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반해 비록 한계는 있으나 국민참여재판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높은 안정성과 신뢰를 쌓고 있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은 총 147건으로 이중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의 판결이 일치한 비율은 91%에 달했다. 또 양형에 있어서도 90% 이상이 배심원의 의견과 재판부의 선고형량이 1년 이내의 차이만 보이는 등 높은 근접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법원은 이런 결과에 대해 "당초 배심원의 교양수준이 낮고 학연, 지연에 좌우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과 배치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물론 아직 시행시기가 짧고 적용범위도 제한돼 있어 단정적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출발이 썩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배심원 평결에 강제력을 인정하는 시기는 2013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아직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그대로 시행될지는 불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이번 대법원의 판단이 배심원 평결에 강제력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배심원제도의 기초를 견고히 하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배심원제도를 운영하는 영.미 국가의 경우 사실문제를 다투는 사실심은 1심때 실질적으로 종결되고 항소심부터는 법률문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대법원의 업무폭주를 차단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판단된다. 올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법개혁 논의에서 대법원 업무폭주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임을 고려하면 국민참여재판의 변화 양상은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고려를 제쳐놓더라고 전관예우와 연고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취지를 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런 병폐는 국민들의 거듭된 사법개혁 요구가 나오게된 근본 원인에 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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