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스라엘 갈등, 수습-확전 기로(종합)
美-이스라엘 갈등, 수습-확전 기로(종합)
클린턴 "이스라엘, 평화 의지 입증해야"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추가 건설하려는 계획을 둘러싸고 불거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불편한 관계가 화전(和戰) 양면의 기로에 선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는 16일로 예정됐던 조지 미첼 중동특사의 이스라엘 방문을 무기 연기하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백악관 대변인과 힐러리 국무장관을 통해서는 "양국 간의 연대에는 문제가 없다"고 외견상 확전 대신 `수습 모드'에 들어간 듯한 모습을 보였다.
미첼 특사는 애초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 시몬 페레스 대통령을 면담하고 중동평화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었으나 출국 몇 시간을 앞두고 방문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첼 특사의 방문 연기가 지난주 이스라엘이 미국 행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1천600채의 정착촌 신축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보복'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 행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당분간 이스라엘 정부와의 고위급 접촉도 연기하기로 하는 등 일단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계획 포기 등의 `성의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안보공약은 변한 게 없다"면서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날 미-이스라엘 관계가 1975년 이래 최악이라고 규정한 마이클 오렌 주미 이스라엘 대사의 발언에 대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이라고 해서 동맹들과 모든 일에서 뜻을 같이하는 것은 아니다"며 "양국은 긴밀하고도 흔들리지 않는 유대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하지만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에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면서 미국도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재개하는 데 열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 재개에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할만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와 관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17일께 통화할 예정이다. 미국의 변화된 입장, 사태 해결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장관은 앞서 12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려 43분간 통화를 갖고 정착촌 신축계획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NBC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 정부가 바이든 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기간에 정착촌 신축계획을 발표한 것은 "모욕적"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으나, 이날은 상당히 순화된 모습을 보였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만일 이란이 핵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이란을 세계지도에서 없애버리겠다"고 말할 정도로 친이스라엘 성향을 지녔지만, 이번에 `바이든의 굴욕'을 접하고는 단단히 화가 났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결국 미국 측 입장은 이스라엘이 정치적 기싸움을 하기보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체면을 살려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수습하길 기대한다는 선제적 화해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스라엘 쪽에 공을 넘겨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바이든 부통령이 자국을 방문하고 있던 기간에 정착촌 신축계획을 발표한 `타이밍'에 는 문제가 있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문제의 본질인 정착촌 건설계획 취소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는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이번 사태의 결말을 예단하기는 힘들다.
양국이 자존심 싸움으로 가게 된다면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을 이스라엘의 백기 투항을 받아낼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스라엘이 정착촌 신축계획을 포기하라는 미국의 거듭된 요구를 무시하면, 미국 행정부는 군사지원액을 대폭 삭감하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미국은 지금까지 연간 24억달러에 달하는 군사지원을 이스라엘에 해왔으며, 2011 회계연도에는 30억달러를 책정해 의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는 미국이 세계 여러 나라에 제공하는 군사비 지원금 가운데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다.
ksi@yna.co.kr
【版權歸韓聯社所有,未經授權嚴禁轉載複製和用於人工智慧開發及利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