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국공립대가 등록금 인상 선도해선 안된다
<연합시론> 국공립대가 등록금 인상 선도해선 안된다
(서울=연합뉴스) 학부모들이 자녀 등록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기에 국공립대 등록금이 10년 새 116%가 상승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 대학 등록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가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를 도입해 학부모와 학생의 숨통을 틔워주긴 했지만, 원천적으로 대학 등록금이 비싸면 서민층에게는 대학 진학의 문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사립대도 아닌 국공립대 등록금이 급속도로 올라서야 "가난 때문에 대학 못갔다"는 한탄이 나올 수도 있다. 국공립대는 싼 등록금으로 가난하지만 우수한 학생을 많이 받아들여 서민층의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공립대 등록금은 10년 전인 1999년에 비해 115.8%나 상승했다. 사립대 등록금은 80.7%, 전문대 등록금은 90.4% 인상됐다. 지난 10년 간 소비자물가가 35.9%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대학등록금이 다른 물가에 비해 2.2배에서 3.2배 빠른 속도로 오른 셈이다. 1989년 사립대에 이어 2003년 국공립대 등록금 인상이 자율화되면서 등록금 고공행진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자율화 이후 국공립대 등록금은 2003년 10.6%, 2004년 11.3% 등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공립대가 대학 전체 등록금 인상을 선도하는 것 같은 모양새다.
요즘 대학 등록금은 연 1천만원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국공립대 일부가 연간 600만원을 넘어섰고, 사립대는 1천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07년 한국 국공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4천717달러, 사립대 등록금은 8천519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경기 침체 속에 국공립대는 작년에 이어 올해 등록금 동결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지만, 고려대, 연세대 등 일부 사립대들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아직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 등록금 의존율은 국공립대 40∼50%, 사립대 80% 수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5%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대학들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세계적인 대학을 키우려면 재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재원이 학부모와 학생의 주머니에서 고스란히 나와야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논리다. 대학은 학생 등록금으로 학교를 꾸려갈 생각만 하지 말고, 시대 변화를 수용하고, 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자체 개혁과 노력은 얼마나 했는지 자성해봐야 한다. 대학은 적립금을 쌓아두고 등록금만 올리려 한다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외부에서 학교의 재정에 보탬이 될 기부금을 적극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 비즈니스 총장도 필요한 시대다. 정부도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압박하기만 할 게 아니라 미래 국력을 좌우할 인재를 양성하는 기반이 될 고등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우리 고등교육 지원 예산이 OECD 평균의 절반밖에 안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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