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재일동포 참정권 법안과 수요집회
<연합시론> 재일동포 참정권 법안과 수요집회
(서울=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재일 한국동포 등 영주외국인들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여당인 일본 민주당이 중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당론에 따른 투표를 소속 의원들에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참정권 부여 법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재일동포들의 숙원이 풀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일본 정부, 여당이 제출한 지방참정권 부여 법안은 지방자치 단체의 의회와 단체장 선거 때 영주외국인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내용이다. 법안은 일본과 수교한 국가의 영주 외국인들에게만 투표권을 주도록 하고 있어 조총련계 교포들은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피선거권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난 1983년 지방참정권 획득 청원운동을 개시한 재일민단의 노력이 16년만에 결실을 보게되는 셈이다. 60만 재일동포는 한일 과거사의 비극이 만들어낸 존재이다. 만약 한일간에 불행한 과거사가 없었다면 수많은 재일동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그들이 일본 땅에서 정치적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상황도 없었을 것이다. 일본의 원죄 때문에 일본 땅에 거주터전을 마련하고 일본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이 정치적 이해타산 때문에 투표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너무 늦었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바로잡을 기회가 생겼으니 일본을 위해서라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법안 제출에 즈음해 한일관계 100년의 출발은 지방 참정권의 부여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민주당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도 이를 확인하면서 법안을 정부 발의로 한 이유는 한일관계를 고려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일당 지배를 종식시키고 54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 정권은 그동안 여러차례 한.일 우호를 강조해 왔다. 이때문에 한일병탄 100주년인 올해 민주당 정권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획기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군대위안부 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같은 해묵은 난제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풀어내는 결단이 나와야 할 것이다.
13일 정오 서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가 900번째로 열렸다. 만 18년을 거르지 않고 진행돼 온 수요집회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관되게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 재발방지를 위한 법률제정을 요구해 왔으나 그 어떤 성의있는 답변이 나온 적은 없다. 오히려 지난 연말 일본 정부는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99엔의 후생연금을 지불키로 결정해 공분을 자아냈던 기억만 생생하다. 그뿐이 아니다. 문부과학성은 최근 고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내놓으면서 용렬한 방식으로 사실상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일본의 변화가 수사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새로운 한일관계 100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일본은 문제를 직시하고 성의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거창하고 화려한 약속보다는 구체적인 실천을 쌓아나가는 것만이 신뢰회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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