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조선강국 코리아' 위상 지켜야
<연합시론> `조선강국 코리아' 위상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중국의 맹추격으로 `조선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지난해 연간 수주량과 수주 잔량 경쟁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소식은 자못 충격적이다. 국제기관과 관련업계의 분석으로는 한국 조선업체들은 작년 한 해 수주량과 수주 선박 척수, 수주 잔량에서 중국에 뒤졌고 조선업 경쟁력 3대 지표 가운데 건조량에서만 중국에 앞섰다고 한다. 특히 한 나라 조선업의 역량을 가늠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으로 간주되는 수주 잔량 경쟁에서 중국에 1위를 내준 것이 더욱 뼈아프다. 우리나라는 건조를 끝내 발주자에게 인도한 물량을 뺀 수주 잔량에서 2000년 2월 일본을 밀어내고 1위에 오른 이후 10년 가까이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해왔다.
올해는 중국과의 1위 쟁탈전이 한층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조선업계는 우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수출 주력 업종 가운데 유독 조선업만 여느 해보다 힘든 한 해가 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조선업종의 수출이 작년보다 6.2% 줄어든 46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국의 조선업에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고, 현대중공업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조선업의 위기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전 세계 조선업의 불황 속에서도 선전하는 것은 10여년전부터 `중국의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는 국수국조(國需國造) 정책을 통해 조선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 온 덕분이다. 이에 비해 우리 조선업은 해운업과의 동반 장기불황 속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채 중소 조선업체들이 자금난으로 도산에 몰리는 등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과 함께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위기감을 느껴 지난해 11월 초 상시 구조조정과 시설 전환 등 조선업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업계는 크게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유동성 개선을 위한 금융지원 규모도 자금난이 심한 업체들의 숨통을 트여주기에는 너무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만 쳐다보고 있기에는 불황의 골이 너무 깊어서 업계의 자구 노력도 긴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 조선업체 가운데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고자 전체 인력의 30% 이상을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여하튼 우리 조선업체와 협력업체들이 혹독한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려면 정부는 정부대로, 업계는 업계대로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정책 당국은 조선업의 경쟁력이 더는 약화하지 않게끔 지원 대책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 조선소 난립이 우리 조선업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필요하다면 선박블록 공장이나 수리조선소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 조선업계에서는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이미 활발하게 추진되는 조선소 건설·현대화의 노하우 수출 등에도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 또 국내 조선업의 처지와 맞물려 우리나라의 첨단 조선 기술을 중국 등 국외로 유출하는 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만큼 개별 회사는 물론 당국에서도 빈틈없는 보안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국 조선소들이 급부상한 상황에서 우리의 핵심 조선 기술이 유출돼 조선업의 기반이 잠식되는 사태가 벌어지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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