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10년> 세계로 퍼지는 한류
<새천년 10년> 세계로 퍼지는 한류
할리우드로 확산..한식 세계화 '시동'
탄탄한 콘텐츠 개발이 과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드라마 '겨울연가'(2002)와 '대장금'(2003)을 거치며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한류는 '욘사마' 등 수많은 한류 스타를 만들어냈으며, 세계인들의 눈과 발걸음을 한국으로 향하게 했다.
그룹 동방신기는 아시아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올라섰고, 그외 많은 가수와 그룹들이 범 아시아권을 활동 무대로 삼아 종횡무진하게됐다. 이로 인해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일었고, 한식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특히 2009년은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한류가 재도약의 계기를 맞이한 해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할리우드의 중심부에 가수 비와 이병헌이 당당히 입성했고, '꽃보다 남자'ㆍ '아내의 유혹' 등의 드라마들이 잇따라 큰 인기를 끌면서 한류 붐이 다시 거세게 일었다.
여성그룹 원더걸스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100위권에 국내 가수로는 처음 진입했고, 그룹 동방신기와 SS501 등의 해외 공연은 변함없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막걸리가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아시아를 너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더욱 뜨거워지는 등 한류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 한해였다.
◇아시아 너머 세계로
지난 10월 미국 뉴욕 한복판인 타임스퀘어에는 가수 겸 배우 비(27)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을 홍보하는 대형 전광판이 걸렸다.
그동안 삼성,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전광판을 통해 타임스퀘어에서 광고한 적은 있지만, 한국 배우가 할리우드 영화로 그곳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스피드 레이서'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비는 '닌자 어쌔신'으로 한국인 배우 최초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으로 올라섰으며, 미국 CNN은 그런 비에 대해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면모를 다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이병헌의 할리우드 진출작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의 광고판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 등장했다. 이 블록버스터 영화의 여러 인물 중 이병헌이 맡은 스톰 쉐도우의 모습이 실린 광고판이 설치됐다. 이병헌은 내년에 '지. 아이. 조' 2편에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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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그에 앞서 트란안 홍 감독, 조쉬 하트넷, 기무라 다쿠야와 함께 다국적 합작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출연해 워밍업을 하기도 했다.
이 두 배우의 할리우드 입성은 더이상 한류가 아시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아이.조' 출연진이 아시아 투어를 하면서 일본에 들렀을 때 다른 어떤 배우보다 이병헌에 대한 환대가 뜨거워 제작진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할리우드가 아시아권 공략을 위해 한류스타 캐스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할리우드에서는 그에 앞서 한국 영화를 잇따라 리메이크하며 한국의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화홍련', '시월애', '엽기적인 그녀' 등의 영화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됐으며, 최근에는 '폰'의 안병기 감독이 할리우드 영화사와 손잡고 '폰'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을 직접 연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요계의 활약도 눈부셨다. 비와 동방신기를 비롯해 SS501, 보아, 쥬얼리, 슈퍼주니어 등의 그룹이 해외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특히 그룹 원더걸스는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해 동양가수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노바디(Nobody)'를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 100'(76위)에 올려놓는 성과를 거뒀다.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입지를 조금 더 다진 후 유럽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룹 동방신기와 빅뱅은 올 한해 일본 음악계를 총결산하는 일본 레코드대상의 수상자로 결정됐는데, 이시자카 게이 일본레코드협회 회장 겸 일본 유니버설 대표는 "동방신기, 빅뱅은 얼굴이 잘생기고 키가 크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노래하는 그룹"이라며 "그동안 배우가 중심이던 일본 내 한류를 보아, 동방신기, 빅뱅 등 가수들이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용준, 이병헌, 최지우, 송승헌, 권상우, 원빈, 소지섭 등 30대가 이끌던 한류는 신선한 신예들의 가세로 생명력을 한층 연장하게 됐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히트로 스물두살의 신예 이민호가 일약 대어가 됐으며, 김현중과 이준기, 현빈, 송혜교 등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콘텐츠 수출도 꾸준히 상승세를 띠고 있는데, 문화부는 지난 15일 올해 콘텐츠 수출은 전년보다 25.6% 증가한 30억 달러에 달하고 관광 분야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100만 명가량 늘어난 79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년 콘텐츠 수출 목표는 올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38억 달러로 제시했다.
◇한류, 고급화로 승부
그동안은 한류의 확산을 위해 노력을 했다면 올해는 한류가 고급화되는 원년이었다. 특히 한식의 세계화 캠페인은 국내외적으로 한식의 가치를 일깨워 널리 알리는 동시에 일식, 중식, 양식처럼 한식도 얼마든지 고급화될 수 있음을 느끼게 했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서민의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 술 막걸리가 웰빙 바람을 타고 국내 특급호텔에 등장했으며,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 매출액 1위 백화점에 입성하는 등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 1~9월 수출된 막걸리의 86.8%(3천804t)가 일본으로 넘어갔는데, 일본인들은 막걸리를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술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급스러운 막걸리의 소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미국 각지에서 한국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행사가 열려 현지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내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위치한 4년제 종합대학교인 미국체육대학(America Sports University)의 요리대학에 '국제한식 조리학과'가 개설될 예정이다.
일본 하토야마 총리와 부인 미유키 여사의 한국 사랑도 한류의 고급화에 한몫했다. 특히 미유키 여사가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한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것은 한류가 일본 지도층도 공략했음을 보여줬다. 또 미유키 여사가 배용준과 이서진 등을 만나 환담한 사실 등이 전해지면서 한류 스타들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세계적 뉴스채널 CNN은 지난 9월 특집 프로그램 '아이 온 사우스 코리아(Eye On South Korea)'를 통해 한국의 경제회복 과정과 전략 등을 집중 조명한 것도 한국의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일조했다.
전 세계 250만 가구에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수 비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박지성을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소개했고, 일본과 미국에 이는 막걸리 열풍, 한국 패션과 디자인의 힘 등을 다뤘다.
◇더욱 친근감 있고 내실있게
배용준은 지난 9월 일본에서 열린 자신의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기념회에서 "'한류'라는 말을 안 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한류'라는 표현이 너무 일방적인 것 같다. 그 대신 문화교류라든지 다른 표현을 썼으면 좋겠다"며 '한류'가 좀 더 포용력 있고 친근감 있게 다가서기를 희망했다.
전문가들은 한류의 생명력을 지속시키고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긴 안목으로 내실을 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저가의 한류 관광상품으로 인한 피해가 나오고, 너도나도 '한류스타'라며 일본 등지에서 여는 팬미팅이나 공연의 내용이 부실해 빈축을 사는 문제 등은 하루빨리 시정돼야한다는 것이다.
또 작품성의 담보없이 스타만을 내세워 콘텐츠를 수출하려는 것도 반감을 사고 있다.
지난 10일 이집트 아인샴스대에서 개최된 '2009 중동ㆍ아프리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친근감 있게 한류를 전파하려는 태도와 탄탄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설명: 위에서부터 영화 '닌자 어쌔신' 포스터, 영화 '지.아이.조' 포스터, 미국에서 공연하는 그룹 원더걸스, 한일 정상 부부가 오찬에서 막걸리로 건배하는 모습, 일본 하토야마 총리 부부와 이서진, 일본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겨울연가'의 이벤트에 참석한 배용준의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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