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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헤드> ①되살아난 나치의 망령

滾動 2010年 03月 09日 00:01
<그래픽> 러시아 한국 유학생 피습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연수 중이던 한국인 대학생이 러시아 청년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지 채 20일도 지나지 않아 우리 유학생이 또다시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해 모스크바 교민 사회가 공포에 빠졌다.
2007년 2월 이후 러시아 한국인 유학생 피습 주요 일지.
bjbin@yna.co.kr

경제난.사회불안 틈타 극우세력 확산
외국인 혐오.인종차별에 폭력 동원

(베를린.런던.제네바.부다페스트=연합뉴스) 김경석.이성한.맹찬형.황정우 특파원 = 러시아에서 공부하던 한국인 대학생이 러시아 청년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극우파의 외국인 혐오 범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스킨헤드, 신(新)나치 등으로 불리는 극우 인종주의자들은 현재 유럽 거의 모든 나라에 조직을 갖고 느슨한 형태의 연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통일된 강령은 없지만 대체로 외국인의 자국 이민 반대와 (특히 유색인에 대한) 인종차별, 그리고 나치 찬양 및 반(反)유대주의,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부정 또는 축소 등을 주장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 영국의 하부문화를 지칭하는 용어에서 출발한 스킨헤드의 경우 초기에는 정치나 이념과는 무관한 패션코드의 하나로 간주됐으나 많은 극우 인종주의자들이 머리를 짧게 깎으면서 점차 이들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신나치 단체들은 나치의 적-백-흑의 십자장(swastika)을 상징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직접적인 나치 추종에 따른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국가사회주의, 민족주의 등과 같은 구호를 내세우고 있으며 정당이나 사회단체와 합법적 형식을 빌려 사람들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특히 나치라는 아픈 과거사를 기억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나치와 관련된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사실상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극우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은 수차례의 불법화 논의를 이겨내고 여전히 합법 정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NPD는 연방 의회에는 의석이 없지만 2개 주 의회에서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극우정당인 영국국민당(BNP)은 1982년 창당한 이래 당원 자격을 켈트족 및 앵글로색슨 백인으로 제한, 흑인이나 아시아인들의 입당을 막아왔다.

영국 평등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이러한 규정이 인종차별 금지법 위반이라고 판정했으며 법원은 BNP에 인종 차별 금지법에 부합하도록 당헌·당규를 수정할 것을 명령함에 따라 지난 2월 당원 관련 규정을 없앴지만 인종차별 정책은 유지하고 있다. 이 정당은 `영국인의 일자리는 영국인의 손에'라는 선거 캠페인을 내걸고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유럽의회 선거에서 2석을 차지했다.

스위스에서는 지난해 11월 국민당(SVD)을 비롯한 우파정당들의 주도로 이슬람 사원의 상징적 건축물인 첨탑(Minaret) 건설을 금지하는 국민투표안이 통과됐고, 인접한 오스트리아에서도 극우파 자유당과 오스트리아 미래동맹 등을 중심으로 첨탑 건설 금지를 입법화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신나치주의는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먹고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의 경우 신나치의 활동이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의 경제 사정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구 동독지역은 1990년 통일 이후 근 20년이 지났는데도 구 서독지역과의 경제적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혐오와 같은 극우적 분위기가 갈수록 무르익고 있다.

독일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동독 지역의 극우파 범죄건수는 전체의 21%에 불과하지만 인구비례로 보면 동독 지역이 서독 지역보다 범죄발생률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구 동독지역 주민 4명중 3명은 독일에 외국인이 너무 많다는데 최소한 부분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구 동독지역 주민 중 40%는 독일에 외국인이 너무 많아 그 수를 줄여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34%는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약 8천200만명의 독일 인구 중 외국인은 약 67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의 분출 대상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인 약자인 외국인을 '자신의 일자리나 빼앗는 악마'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유대주의를 극단적인 형태로 실행했고 한때나마 '아리안족의 영광'을 실현했던 나치와 히틀러에 대한 조건 없는 추종에 나서고 있다.

독일 연방수사국(BKA)은 현재 약 5만명의 극우파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극우범죄가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최대였던 2008년의 2만여 건을 지난해 넘었으며 사건 연루자는 약 3만명으로 늘었고 사건 성격도 더욱 난폭하고 잔인해졌다는 게 BKA 분석이다.

1990년 통일 이후 47건의 인종주의 관련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지난해 7월 드레스덴 법원에서 발생한 '베일 살인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러시아 태생 독일인 알렉스 빈스(28)는 외국인 혐오 관련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이집트 출신 임신부였던 마르와 알-셰르비니(31)를 칼로 무려 16차례나 찔러 살해하는 잔인성을 드러냈다.

러시아에서도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와 함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국수주의자와 네오나치주의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해 모스크바에만 20여 개 스킨헤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젊은이의 약 15%는 극우파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스킨헤드의 외국인 공격이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연방보안국(FSB) 요원들까지 동원해 단속을 하고 있지만, 스킨헤드들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지난해 11월29일 이슬람 사원의 상징적 건축물인 첨탑(Minaret) 건설을 금지하는 안건을 놓고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사흘 전 괴한들이 한밤 중에 제네바 이슬람 사원의 벽면을 붉은 색 페인트로 칠하고 달아나는 등 작년 11월에만 3차례 이슬람 사원에 대한 페인트 및 돌멩이 투척, 확성기를 이용한 모욕행위 등이 발생했다. 스위스 국민당(SVD)을 비롯한 우파정당들이 주도한 첨탑 금지 국민투표가 당초 예상을 깨고 가결된 데다 최근 외국 이민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극우파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들의 활동을 묵과 또는 방조한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동구권에서도 체제전환 이후 경제난을 겪으면서 스킨헤드 등 극우 폭력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헝가리에선 지난해 7월 이후 모두 6명이 살해되는 집시 대상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해 연말 연쇄 테러 용의자 4명을 검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종적 증오가 범행 동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헝가리 극우정당 요빅(Jobbik)의 하부조직으로 '헝가리 호위대(Magyar Garda)'라는 극우단체는 반(反)유대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적백색의 '아르파드' 줄무늬 문양을 유니폼으로 사용하고 군대와 같은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집시와 유대인, 나아가 다른 소수인 종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 신나치 극우파의 목소리는 여전히 소수이며, 따라서 이들 극단주의 세력이 발호할 수 있는 토양을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유럽의 신나치 수천명이 2차 세계대전 막바지 연합군의 독일 드레스덴 폭격 65주년을 기념해 드레스덴에서 시가행진을 시도했으나 이를 규탄하는 더 큰 규모의 군중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신나치의 시 중심부 진입을 막았다.

헬마 오로즈 드레스덴 시장은 "드레스덴은 그들(신나치)을 원치 않는다"면서 "인간 사슬이 드레스덴을 불관용과 어리석음에 대항하는 요새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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