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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헤드> ②한국인 피해도 속출..대책 없나(끝)

滾動 2010年 03月 09日 00:03
<그래픽> 러시아 한국 유학생 피습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연수 중이던 한국인 대학생이 러시아 청년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지 채 20일도 지나지 않아 우리 유학생이 또다시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해 모스크바 교민 사회가 공포에 빠졌다.
2007년 2월 이후 러시아 한국인 유학생 피습 주요 일지.
bjbin@yna.co.kr

러시아 교민들 우려 커져..개개인 신변 조심 요망
재발방지.공정수사,강력처벌 요구 등 외교 대응 필요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극우 인종혐오주의자 일명 스킨헤드들의 유색 인종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과 교민들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교민 사회가 어느 때보다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교민들은 연이은 불상사에 밤잠을 설치 정도로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

지난 2005년 2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0대 한국인 유학생 2명이 흉기에 찔려 부상했고, 2007년 2월에는 모스크바에서 한국인 유학생 1명이 집단 구타를 당해 치료를 받다 한 달 뒤 숨졌다.

지난해 1월에는 모스크바에서 언어연수 중이던 여대생이 한국으로 급히 돌아간 일이 있었다. 귀국 한 달을 앞둔 시점에 스킨헤드들이 액체 인화성 물질을 끼얹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바람에 큰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체포된 3명의 스킨헤드는 동양인과 아프리카인을 상대로 10여 건의 테러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2007년 4월 유학생 1명이 자신의 아파트 인근 슈퍼마켓에서 쌀을 사고 돌아오던 중 스킨헤드 4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으로 당해 사망하면서 교민 사회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이 외에도 신고는 안됐지만 인종 혐오성 범죄로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교민들의 얘기다.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신나치 등 극우폭력 성향의 불량배들로부터 한국 유학생이나 교민들이 위협받는 일들이 더러 일어나고 있다. 아직 사람이 죽고 크게 다친 일은 없고 정식 신고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교민 사회에는 이러 저런 사례들이 회자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인종범죄가 예전에는 4월20일 히틀러 생일을 전후해 조심해야 했지만, 최근에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우리 유학생 흉기 피습 사건도 해가 떠있는 오후 5시께 일어났고 바로 앞에 슈퍼마켓이 있는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하던 곳이었다.

모스크바 유학생 흉기 피습 현장
모스크바 유학생 흉기 피습 현장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7일 오후 5시께 모스크바시 남쪽 유고자빠드나야 한 상가 건물 앞에서 한국인 유학생 심모(29)씨가 괴한이 휘드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 사진은 사건 현장으로 주변이 매우 어둡다. 2010.3.8 <<국제부 기사 참조>>
hyunho@yna.co.kr

러시아 교민 김 모(38. 식당업) 씨는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러시아 교민들은 비자와 거주등록 등 여러 문제로 고생을 많이 하는데 이런 일까지 자주 벌어지니 정말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지호천 모스크바 한인회장은 "교민 사회에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주겠지만, 교민들이 활동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걱정을 호소했다.

이처럼 우리 교민과 유학생이 스킨헤드 범죄에 노출돼 있지만, 예방 외에 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러시아 당국도 스킨헤드 문제가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스킨헤드들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수사 당국이 인종 범죄의 심각성을 깨닫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처벌도 엄히 하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전에는 이런 인종범죄를 동네 불량배나 훌리건의 소행으로 치부하고 수사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대부분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게 사실이다.

법원도 외국인을 살해한 러시아인들에게 살해 죄가 아닌 민족 간 불화를 조장하는 혐의만을 적용해 형량을 낮게 선고했었다.

그러다 최근 법률가 출신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인권과 엄정한 법집행이 강조되고, 인종 범죄 성격상 보복 가능성이 크다는 인권단체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이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

한국 대사관이나 우리 정부도 교민과 유학생이 이들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신변 안전에 주의하고 피해 발생 시 즉각 신고하라는 당부 외에는 다른 대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외교통상부가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러시아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결국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물론 국회, 국제인권 기구를 통해서 러시아 측에 재발 방지와 공정한 수사, 강력한 처벌을 촉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무고한 우리 국민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소극적 자세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교민 이 모(46) 씨는 "결국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조심하라는 얘긴데 피해자들이 부주의해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묻고 싶다. 차라리 유학생과 교민이 러시아 경호원을 고용하라고 하는 것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주러 한국대사관 신성원 총영사는 "일련의 사건으로 교포 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에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도록 촉구하는 한편 총체적 교민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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