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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印尼 소수민족 공식문자 된 한글

滾動 2009年 08月 06日 11:33
한글 찌아찌아어 교과서
한글 찌아찌아어 교과서

(서울=연합뉴스) 한글이 세계문자로 가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 부톤 섬의 바우바우 시는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 어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최근 채택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초등생용 한글 교과서가 보급되고, 고교생용 교재도 발간됐다. 이 종족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한국 전래동화인 '토끼전'까지 한글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다니 감회가 크다. 국력신장과 함께 세계 곳곳에 한글이 보급되고 있지만 이처럼 한 종족의 공식문자로 채택된 사례로는 처음이어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인구 6만여 명의 찌아찌아 종족은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으나 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곤란을 겪어왔다고 한다. 언어가 곧 정체성이라고 볼 때 자신들의 고유성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컸을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에 찌아찌아 족은 자신들의 말을 글로 표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언어로 한글을 주목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사용하되 한글의 고어인 비읍 순경음(ㅸ)을 쓰면 표기문제를 능히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장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로 우리가 자부하는 한글이 세계언어로 발돋움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찌아찌아어 교과서 내용
찌아찌아어 교과서 내용

문자언어의 중요성은 그 문자가 없을 때 절실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한글이 창제되기 전까지 우리 역시 이두식 표기법으로 간신히 정체성을 유지해야 했다. 세종대왕 덕분에 그 같은 고충에서 해방됐으나 한글을 공기처럼 당연시한 나머지 오히려 일상에서 그 고마움을 깜박 잊고 지내기 쉽다. 알다시피 전 세계에는 7천 개에 가까운 언어가 있다. 이중 합리적 표기어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소수언어는 영어나 프랑스어, 중국어, 아랍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같은 지배언어에 눌려 사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찌아찌아 어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지배언어의 위세에 밀려 소수언어의 다양성이 사라져 일부에서 '언어인권'이라는 용어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언어 현실을 고려한다면 한글의 세계화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본다. 한글이 어떤 말이든 쉽게 표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더 그렇다. 한국이 휴대전화의 선진국이 된 배경에는 어느 언어보다 쉽고 편리하게 표기해 전송할 수 있는 한글 덕분이라는 견해는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찌아찌아 종족의 한글 채택은 민간단체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에 정부의 협조가 더해진다면 세계 곳곳에 '한글마을'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글의 보급이 현지 문화나 공용어와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상호 보완을 통해 상생의 소통수단이 될 수 있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찌아찌아 종족의 한글 사용이 우리 자신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밖으로는 한글을 보급하려 애쓰면서 정작 안에서는 이를 등한시하거나 푸대접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글의 가치에 대해서는 한글날에나 반짝 관심을 가질 뿐 나머지 364일은 지배언어인 영어에 몰입해 있다시피 하는 게 현실이다. 상품명과 회사명은 물론 대중잡지나 아파트, 가게간판의 표기까지 영어를 비롯한 서양언어에 갈수록 의존해가는 추세 아닌가. 재강조컨대, 언어는 사용자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개방화 시대를 맞아 외국어를 받아들이고 우리 언어를 외국에 내보내되 안팎의 문화를 공히 존중함으로써 상호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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