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클린턴 방북과 한반도 문제
(서울=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세기를 이용한 직항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트랩을 내려서고 있다.
<<북한부기사 참조>> <<조선중앙TV촬영>>
(서울=연합뉴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4일 비행기로 전격 방북했다. 국내외 소식통은 클린턴의 평양행이 여기자 2명의 석방 교섭 등을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가 북한을 방문한 지금의 상황은 1990년대 제1차 북핵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전격 방북으로 북미간 대결국면이 일시 해소됐던 때를 상기시킨다. 표면상으로 여기자 석방문제가 방문 목적이지만 힐러리 국무장관의 남편이기도 한 정치적 위상에 비춰 우리는 그의 평양 일정을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다. 카터는 1994년 6월 15일 휴전선을 넘고 승용차로 평양에 도착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면담했다. 이번에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직행한 클린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자 석방문제는 며칠 전 힐러리 장관이 "매우 희망적"이라고 언급했고 그간 뉴욕채널을 통해 북미간 협상이 밀도있게 진행됐다고 한다. 이미 재판을 통해 12년의 징역형이 확정된 이들에 대해 미측도 유감 표명을 한만큼 북한 당국이 '사면' 형식으로 클린턴에게 인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 위원장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날 경우 양측은 최근 한미 당국이 대북 협상안으로 대체적인 의견 접근을 보고 있는 '포괄적 패키지'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공산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거론했다는 '그랜드 바게닝' 개념이든 '통큰 빅딜'이든 북미 양측은 앞으로 적대관계 청산과 수교 협상,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관련 주요 의제를 한 테이블에 올려 일괄 타결할 준비를 할 것이다.
15년전 평양에 갔던 카터는 당시 제2의 한국전쟁으로 갈뻔했던 위기를 협상 국면으로 전환시켰다. 그는 김일성 주석과 회담 후 "미국이 현대식 원자로를 제공하면 흑연 감속로를 영구 동결하겠다"는 김 주석의 제안을 전격 발표했고 그해 10월 북핵 동결에 상응해 제공하는 2기의 경수로 건설과 외교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제네바 기본 합의까지 성사됐다. 2000년엔 조명록 북한군 차수의 워싱턴 방문과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이 이뤄졌으나 그해 말 미국 대선에서 부시가 승리하면서 클린턴의 평양행은 좌절된다.
이후 부시 행정부 8년 동안의 대북외교는 사실상 실패하고 북핵문제는 더욱 꼬여왔다. 우리는 9년 만에 성사되는 클린턴의 방북을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가 그간 일부 굴절된 한반도 문제를 정상적으로 풀어나갈 물꼬를 트기 바란다. 조만간 진행될 북미협상의 폭과 속도를 예의주시하면서 빈틈없이 대처해야 할 우리 한국의 입장과 자세도 물론 중요하다.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지 말아야 할 핵심 당사국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관련국과의 원활한 외교관계 유지 못지않게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갈 능동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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