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
<인터뷰> 영화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
"내가 위로받고 싶어 만든 영화"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를 막 내놓았을 때 비인기 종목인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한 제작사의 제안을 바로 거절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이미 그 이야기가 머릿속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영화 '국가대표'는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내가 위로받고 싶어 만든 영화"라며 "숙제 하나를 잘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관객 662만 명을 동원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이후 3년 만에 새 영화를 내놓은 김 감독은 "다시는 스포츠 영화 안 찍겠다"고 손사래를 쳤으면서도 "감독이 좋은 작품 있는데 그게 특정 장르라고 안 하겠냐"며 웃어넘긴다.
변변한 훈련 시설이나 지원 없이 막노동으로 돈을 벌어가며 국제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둔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이야기'였기에 영화로 만들자는 이야기는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여기저기 떠돌다 김 감독의 손에 닿아서야 영화로 탄생했다.
'추격자'로 상한가를 치던 하정우가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하겠다고 나섰고, 기성과 신인을 가리지 않았던 공개 오디션을 통해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이 합류했다.
경기 장면은 자료 화면을 이용하지 않고 국내외 실제 스키점프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직접 점프를 하는 장면을 찍었고, 여기에 국내에는 없는 카메라 장비와 그것을 다룰 수 있는 해외 스태프를 동원했다.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을 입혀 숨 막히도록 실감 나는 경기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부를 장식하는 경기 장면만큼이나 살리고 싶었던 것은 각각의 인물과 그들이 품은 사연들. 영화 속 칠구(김지석 분)나 흥철(김동욱 분)은 감독에게 큰 영감을 줬던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형 칠구를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병무청에 편지를 쓰는 봉구(이재응 분) 이야기는 감독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가 학교 다닐 때 태권도 선수였는데 그게 기록에 다 뜨니까 특수부대로 차출된 거예요. 그때 어머니가 간경화로 너무 아프셔서 제가 군대 가면 곧 돌아가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병무청에 편지를 써서 결국 면제받았어요. 봉구가 편지 쓰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다 났다니까요."
장애인('오! 브라더스')이나 외적인 아름다움('미녀는 괴로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꼬집는 메시지를 담았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인종과 다문화에 대한 시선을 살짝 집어넣었다.
미국에 입양된 헌태(하정우 분)가 친엄마를 찾기 위해 한국에 돌아와 방송에 출연했을 때, 함께 입양돼 갔던 친여동생이 미국인과 결혼했다는 얘기에 방청객들은 "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여동생이 흑인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보이자 멈칫하던 장면이나 고깃집 아들인 재복(최재환 분)이 연변 출신 종업원과 사랑하는 설정은 웃음 코드와 버무려졌다.
"그냥 '뜨끔'하는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외국에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데, 사람을 서로 비교해서 그게 자기한테 득될 것도 없는 일인데, 사람들은 평가하려고 하잖아요."
스포츠, 특히 국가 대항으로 이뤄지는 올림픽 경기를 다루면서 빠지기 쉬운 애국주의의 함정도 한껏 피해갔다.
"수위를 잘 지키고 싶었어요. 방 코치(성동일 분)가 떨어진 태극기를 다시 다는데 위아래가 바뀐 설정이 있었어요. 코믹하게 바꾸고 싶었던 건데 구설이 될 것 같아 수정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영화는 개인의 땀과 눈물, 사연에 초점이 맞춰졌고, 하나하나의 인물 모두가 꼭 맞는 배우들을 만나 생생하게 살아났다.
"처음 편집을 했을 땐 (상영시간이) 3시간이었어요. 2시간20분으로 다시 만들었는데 결국 10분이 또 잘려나갔죠. 후반 작업 시간이 부족해 편집에 아쉬운 부분도 많고 아까운 장면들도 많아요. 관객 500만명 넘으면 삭제된 장면들 모두 웹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니 기대해 주세요."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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