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격조있는 스포츠물 '국가대표'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영화 '국가대표'는 비인기 종목인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다. 나아가 스포츠를 주제로 한 상업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전범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1996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한국은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을 급조한다.
코치로 나선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출신 방종삼(성동일)은 미국 주니어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였다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젊은 가장 칠구(김지석) 등 4명을 어렵게 설득해 팀을 꾸린다.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 하지만, 무주군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해체 위기를 맞는다.
영화 '국가대표'는 이를테면 국어, 영어에다 수학까지 잘하는 모범생이 제출한 답안지 같은 영화다.
드라마가 주는 힘과 완급을 조절한 편집, 그리고 인물과 사물의 화면배치(미쟝센)에 이르기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기승전결의 안정된 구조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밥의 어머니 찾기가 핵심 이야기다. 흥철 등 나머지 인물의 사연은 자신의 결핍된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밥의 이야기에 포개지고 겹쳐진다.
영화는 빠른 리듬으로 진행된다. 마치 시속 90~120㎞에 이르는 스키점프의 속도처럼 컷과 컷 사이의 길이가 짧고 빠르다.
그러면서도 완급이 조절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간 중간 삽입되는 애끓는 드라마 때문이다. 김용화 감독은 드라마를 표현하기 위해 길게 찍기를 중간 중간 삽입하며 괜찮은 리듬감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꼼꼼한 디테일을 바탕으로 한 미쟝센, 원색을 그럴 듯하게 사용하는 감독의 능력, 적재적소에 흐르는 음악의 힘도 영화에 세련미와 감동을 더한다.
스포츠 영화로서 강점은 감정의 과잉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슴 뭉클한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필요한 건 감탄사나 형용사가 아니라 문장의 속도감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국가대표'는 주제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지 않지만, 기술적인 면이나 영화의 구조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잘 찍은 상업영화다.
'오 브라더스'(314만명), '미녀는 괴로워'(662만명)로 흥행감독 대열에 들어선 김용화 감독의 자신감이 화면 곳곳에 배어 있다. 마치 어떻게 하면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지 알기라도 하듯 그는 적당한 온도로 영화를 찍었다.
껄렁하면서도 때론 진중한 하정우의 연기와 성동일의 웃음 제조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막판 스키점프 장면은 아쉽다. 일부 장면은 다양한 앵글을 구사하며 공들여 찍은 흔적이 역력하지만, 점프 장면이 9차례나 이어지면서 앞의 장면과 비슷한 구도가 반복된다.
총 제작비 110억원이 들었다. 국내 최초로 특수 촬영 장비인 캠캣을 이용해 점프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상영시간은 124분이다.
12세관람가. 7월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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