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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 인터뷰> 조희문 영진위원장

2009¦~ 12¤ë 22¤é 07:00

<2010 문화 인터뷰> 조희문 영진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은 지난 9월 수장 없이 표류하던 영진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는 지난 3개월간 영화진흥정책의 사령관으로서 영화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동시에 정부 기관 경영평가에서 '꼴찌'를 한 영진위의 개혁방안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영화계는 잡음이 많아요. 소란스럽죠.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툼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3개월간 영화계 인사들과 소통하면서 느낀 점은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이견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도 있다는 것입니다."

조 위원장은 이같이 새해 영화계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위원장을 맡고 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영화계와의 소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계 인사들과 일일이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스킨십을 늘리려 노력했습니다. 아직 미진하지만, 영화계나 영진위나 서로 이해하고 이야기하자는 분위기입니다. 영진위 내부도 조직개편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큰 갈등 없이 수습되고 있습니다."

영화계 인사들과의 만남, 그리고 지속적인 내부 개혁작업을 통해 그가 느낀 점은 영진위가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시장이 잘 굴러가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장논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시장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그쪽에 맡기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영진위는 영화계가 하기 어려운 통합전산망시스템 정비 같은 인프라 구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부율(극장과 배급사의 수익분배 비율) 등 개별사업자들 간의 계약 문제에 영진위가 일일이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시장에 개입하다 보면 시장에 불화를 일으킬 수 있어요. 다만, 시장이 투명하게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업계의 동태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겠죠."

올 한해 한국영화는 순항했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괴물(2006) 이후 3년만에 1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고, 한국영화 점유율도 50%(1~11월 기준)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의 이면에는 어두운 구석도 있다.

영화 스태프가 최근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하는가 하면 영화스태프의 임금체불도 작년(32건)에 비해 9건이 늘었다. 양극화의 그늘이 영화계에 드리운 셈이다.

"한국 영화가 외형적으로 커지고, 콘텐츠도 좋아졌는데 세부 사항에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성공한 영화들은 쾌재를 부르겠지만, 성공에서 소외된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되죠. 이 같은 틈을 해결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는 임금체불 문제와 관련, "영진위와 영화계 노사가 참여하는 영화산업협력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활발하게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영화사도 어렵기 때문에 제작사와 스태프가 서로 부둥켜안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도 토로했다.

구원투수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은 이 밖에도 산적해 있다. 그간 영진위가 추진해오던 일을 착실하게 추진하는 것은 기본이고,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완성된 이후에 지원하는 사후 지원 방식 등 새로운 정책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조 위원장은 "내년 새로운 사업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진행하던 사업이 두루 정착했으면 좋겠다"며 웃었지만, 내년 영진위가 해야할 일은 만만치 않다.

영진위는 올해 32개 사업을 내년 15개 사업으로 축소한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예산집행률이 낮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폐지하거나 통폐합하는 데 따른 것이다. 또 영진위는 경영의 투명화를 위해 내년 전체 15개 사업 중 12개(80%)를 외부 업체에 위탁한다. 올해는 32개 사업 중 11개(34%)만 위탁했다.

아울러 독립영화전용관을 3개로 늘리고, 독립예술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영화진흥위원회 사업비의 25% 이상을 스태프 인건비로 쓸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스태프 인건비 쿼터제'도 도입한다.

조 위원장은 "중요한 건 일을 벌이는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독립영화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지원책은 투명하게 하겠다는 것이 조 위원장의 생각이다.

"사업이 타당하면 영진위는 당연히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다만,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절차는 중요하죠.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사업도 공모제를 통해 업체를 선발할 겁니다."

조 위원장이 준비해야 할 또 다른 과제 중 하나는 영진위의 부산 이전 문제다. 오는 2012년까지 완료해야 한다. 그는 "부산을 새로운 영화 산업의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며 "하지만 영화 박물관이나 영화 관련 단체가 입주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서울에 세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조정해야 합니다. 영화 정책도 집행해야 합니다. 대외 협력도 해야합니다. 걸친 일이 많아서 조금만 잘못하면 안 좋은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묵묵히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최대의 성과를 내도록 2010년 한해 동안 열심히 하겠습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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