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쿵..꽈앙'하고 군함이 침몰했다는데...
함장의 눈물
(성남=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천안함 최원일 함장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언론 공개 진술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0.4.7
lee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천안함이 침몰한 지 13일 만에 생존자 일부가 기자회견에서 공개 진술했다. 또 합동조사단이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국내외의 이목이 쏠려 있는 '군함 침몰, 2명 사망, 44명 실종'이라는 참사의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사고 당시 폭발음인지 충돌음인지 '쿵, 쾅'하는 큰 소리가 두 번 들린 가운데 화약냄새나 화염은 없었으며 사고 직전까지 천안함은 아무 이상이나 조짐 없이 정상 항해 중이었다는 것이 회견과 발표 내용의 골자다. 그러나 군함 침몰 사고에 대한 의문점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생존 장병의 제한된 증언이나마 요약해보자. 병기장 - "'쾅' 소리와 함께 몸이 공중에 떠오르고 정전되면서 배가 90도 기울었다. 전탐장 - 처음 `쿵'하는 소리에 놀라 바로 전탐실로 향했고, 이후 `꽝'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와보니 함미가 보이지 않았다. 음탐사 - 당시 소나(음탐기)에 특별한 신호가 없었고 당직자는 정상근무했다." 외부 좌우현에서 당직을 선 견시 2명은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는 진술이 추가됐다. 특히 함장은 당시 구조 상황에서 사고원인에 대해 외부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상부에 보고했으나 어뢰나 기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을 회피하면서 "정말 답답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1천200톤급 군함이 2천 톤급으로 다소 무리하게 무장한 채 초계항해 중 좌초 또는 피격 등 외부충격이 가중돼 침몰했다는 추정 정도만 아직은 가능한 상황인가.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과 고통도 클 것이다. 군병원장도 "일부 생존 환자는 불안과 불면증, 죄책감, 악몽 등에 시달린다"며 "앞으로 사고원인 분석과 선체 인양 결과와 관련해 심리적 안정 유지가 필요하다"고 브리핑했다. 기자회견을 지켜본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들도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해한다. 아들 동료라도 생존해 다행"이라는 반응도 보였으나 역시 대다수는 의혹과 함께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실종자 가족이나 국민이 궁금해하는 얘기는 하지 않고 회견이 마치 각본대로 움직인 것 같았다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특히 생존장병을 통해 사고원인에 대한 설명을 기대했던 가족들은 "당시의 악몽 같은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사고 직후부터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니 믿을 수 있냐"며 답답해했다.
합동조사단은 "당일 오후 9시22분께 천안함이 후미에서 알 수 없는 충격을 받고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해, 긴급 출동 요청을 받은 해경함 등이 10시38부터 현장에서 58명에 대한 구조를 11시13분까지 마무리했다" 고 발표했다. 군함이 두 동 강난 채 침몰하는데 2시간쯤 걸렸다는 정황을 재확인하는 정도라서 회견과 별다른 내용이 없다. 구조 즉시 생존자들의 휴대전화를 회수하는 등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합동조사단이 군 관계자 위주로 짜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군함 침몰과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군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는커녕 부담이 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합동조사단장을 민간인으로 바꾸라고 지시한 만큼 군과 정부 당국은 한점 의혹도 더 이상 숨기지 말고 사실대로 조사해 그대로 밝히는 등 객관성 확보를 위해 진지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간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되찾아 앞으로 더 큰 사고를 미리 예방하면서 국방 시스템의 선진화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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