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행진은 희망의 용광로>
최소 4만명 참여..축제 분위기
"당장 행동에 나서야"..18일 시위 주목
(코펜하겐=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12일 '세계 기후 수도' 코펜하겐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 그리고 인류 공멸의 위기를 눈앞에 두고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정치인들에 향한 분노가 합쳐지면서 전 세계인의 힘으로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분출되는 거대한 용광로였다.
(코펜하겐=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 15)가 개최되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2일 수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2009.12.13
kskim@yna.co.kr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 15)가 개최되고 있는 코펜하겐의 국회의사당 광장에는 '기후변화 국제 행동의 날'인 이날 전 세계 비정부기구(NGO), 노조, 정당 등 전 세계 67개국, 515개 단체 회원을 비롯한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번 기후변화 협상의 타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한 뒤 6㎞ 떨어진 벨라 센터 회의장까지 시가행진을 벌였다.
덴마크 경찰은 집회 인원을 4만 명으로 추산했지만 주최 측은 "10만 명이 모였습니다. 기분이 어떠세요?"라며 참가자들의 신명을 돋궜다.
북유럽 겨울을 쌀쌀한 날씨 속에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됐지만 오전 10시부터 많은 환경단체가 대안 회의인 '기후포럼 09' 행사장을 출발해 12시쯤 광장에 도착했고 뒤이어 다른 분야 시민단체, 노조, 정당부터 다소 과격한 구호를 내건 극좌 단체까지 합류했다.
기후포럼 09 소속 단체 회원들은 `기후 정의를 위한 홍수'라는 주제를 내걸고 모두 파란색 옷으로 통일했고, 다른 단체들도 제각기 독특하고 다채로운 복장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구호를 내걸었다.
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연설을 통해 "매년 30만 명이 기후변화로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이것은 적응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라고 호소했다.
(코펜하겐=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 15)가 개최되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2일 수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200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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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출신인 덴마크의 헬레나 크리스텐센은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그들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때"라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포괄적인 협정을 이끌어 내라고 촉구했다.
주최 측은 신명나는 음악과 함께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과격 행동을 자제하고 즐겁게, 흥겹게, 유머 있게, 평화롭게 행진해줄 것"을 수차례나 당부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는 전체적으로 축제 분위기 속에 평화롭게 진행됐다.
행진 후미에서 복면한 일부 젊은 시위자들이 구 증권거래소와 외무부 건물의 유리창에 돌을 던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경찰이 신속히 개입하면서 큰 불상사는 없었다. 부상자도 경찰, 시위자 각 1명으로 모두 경상이었다.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 수천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상공에 온종일 헬기를 띄우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물론 예방과 격리 차원에서 지난 4월 프랑스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폭력시위를 유발했던 북유럽 과격단체 '블랙 블록스' 소속 회원을 비롯해 600~700명을 연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펜하겐=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 15)가 개최되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2일 수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사진은 세계적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아틱 선라이즈'와 부속 선박이 선상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kskim@yna.co.kr
행사장에 비치된 피켓은 이날 시위의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자연은 타협하지 않는다'. '기후가 아니라 정치가 변화해야 한다', '제2의 지구는 없다', '지금 행동하라', '기후 정의, 지금' 등의 피켓과 플래카드가 홍수를 이뤘다.
산타 복장을 한 시위자는 '북극은 온난화가 두 배나 빨리 진행되고 있어 내 루돌프가 견딜 수가 없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행진로 옆 바다에 정박 중인 그린피스의 '아틱 선라이즈'호는 '정치인은 협상하고 지도자는 행동한다'는 글을 걸어놓았고 다른 선박 한 척은 '기후변화는 자본주의 위기의 징후'라는 주장을 담은 돛대를 올렸다.
독일 그린피스의 한 회원은 "신음하는 기후에는 백신이 없다"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 민간단체는 '지구를 구하라. 중국의 기여'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광장을 한 바퀴 돌고서 플래카드를 바닥에 내려놓고 시위 참가자들의 지원 서명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나라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등이 참여하고 있는 COP15 공동대응단, 진보신당 등도 참여했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녹색성장' 정책과 4대강 개발의 문제점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녹색연합의 이유진 기후에너지국장은 한국의 녹색성장이 '그린 워시'(친환경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정책)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온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에 참여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동대응단 소속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이정필 상임연구원은 "이번 기후변화회의에 약 80명이 민간 대표로 코펜하겐에 왔는데 이중 약 60명이 오늘 행사에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 15)가 개최되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2일 수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STOP CO2'라는 글자가 새겨진 우산을 들고 행진하고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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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행동의 날'인 이날은 코펜하겐 외에도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연대집회가 열렸다.
행사는 벨라 센터까지 행진한 시위대가 촛불 집회를 통해 협상 타결에 대한 희망을 밝히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마침 벨라 센터를 방문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스몬드 투투 주교는 이번 시위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사람들이 행진하면서 장벽이 무너졌고, 케이프타운에서 행진하면서 아파르트헤이트(흑백인종차별정책)가 사라졌다"면서 "이제 코펜하겐 행진으로 진정한 기후협상의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후변화 회의에서는 세계 110개국 정상들이 입국하기 시작하는 오는 16일과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는 18일, 두 차례의 대규모 시위가 더 계획돼 있다. 특히 마지막 시위가 이번과 같이 축제의 한 마당이 될지, 아니면 정치인들을 원망하는 한풀이의 장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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