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배우로서 더 많은 일 해보고 싶다"
비 "배우로서 더 많은 일 해보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배우 정지훈(비)은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제작한 '닌자 어쌔신'에서다. 하드 고어를 방불케 할 정도로 영화는 잔인하다. 일본색 짙은 '닌자'라는 소재도 우리에게는 낯설다.
정지훈은 10일 롯데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닌자 어쌔신'은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술 영화를 좋아하는 분은 좋아할 영화"라고 했다.
박진영과의 만남, 할리우드 진출작 '스피드레이서'에 이어 '닌자 어쌔신'으로 3번째 인생의 변곡점에 섰다는 그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며 어금니를 악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속편이 만들어지나.
▲출연료 등 비밀규정이 많지만, 실질적으로 2-3편까지는 계약이 돼 있다. 흥행에 성공하면 속편 제작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끝날 것 같다.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
--영화가 너무 잔인하다. 게다가 일본 닌자 소재는 낯설다.
▲잔인하지 않으면 일반 무술영화와 다를 게 없다. 워쇼스키 형제나 조엘 실버가 무술의 극치를 보여주기 위해 10년간 기획한 영화다. 무술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할 거라 본다.
'일본색이 짙은 게 아니냐'는 생각을 했지만, 닌자를 다룬 책을 보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닌자는 주인이나 왕을 보호하기 위한 자객들이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전 세계에 있었던 존재다. 그리고 영화는 보편적인 선악의 문제를 다뤘다. 또 내 역할은 닌자를 물리치는 킬러 역할이다.
--많은 무술 캐릭터, 이를테면 리샤오룽(李小龍)이나 청룽(成龍) 등을 참고했다고 했는데.
▲닌자는 늘 숨어 있어야 하는 존재다. 잘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적을 대할 때 낮은 자세를 유지하려 했다. 낮은 포복, 기마자세부터 연습했다. 각국의 복싱, 가라테, 쿵후 챔피언뿐 아니라 텀블링챔피언, 청룽, 리롄제(李連傑) 액션팀의 멤버로부터도 배웠다. 이소룡은 느리지만 자기 액션이 확실했고, 청룽은 빠르고 거침없는 액션이 특징이다. 우리는 깨끗한 액션을 하려고 했다. 주먹을 찌르더라도 각이 있게 하려 했다.
--배경은 현대고, 주인공은 닌자다. 주인공 '라이조'에 어떻게 접근했나.
▲래리와 앤디(워쇼스키 형제)는 제일 중요한 게 내면의 싸움이라고 했다. 평면적인 인물보다는 볼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몸매가 훌륭하다. 어떻게 만들었나.
▲일단 소금과 설탕을 안 먹으니까 건강해졌다. 나중에는 오징어가 말라가듯이 몸이 수축되는 느낌이 들었다. 몸에 필요한 물 빼고 불필요한 수분은 하나도 남지 않았었다. 1주일에 한 번씩 와인에 절인 닭 가슴살을 먹기도 했지만, 소금 설탕은 피했다. 잔 근육을 만들려고 가벼운 역기를 수십 번씩 들기도 했다.
--온종일 영어코치가 수행했다는데.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었다. 그 형과 편하게 지냈다. 그리고 일단 틀려도 그냥 말을 뱉었다. 솔직하게 배우는 과정이라고 했고, 모르면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 감독도 내 진실한 모습을 좋아하더라. 말도 안 되는 영어를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이병헌은 할리우드에서 초반 외로웠다고 했는데.
▲어리니까 촬영장에서 아무하고나 친해졌다. 말도 잘 못했지만 감독과 얘기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면 노트했다가 집에서 확인하곤 했다. 모르는 게 죄는 아니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주인공이었다. 뭘 해도 촬영장에서는 내가 우선이었다. 음식도 제일 먼저 나왔다. 1번이어서 외롭지 않았다(웃음). 나중에는 사람들이 너무 말을 많이 붙여서 귀찮기도 했다. 출연료 외에 매주 한 번씩 용돈도 받았다. 통장을 2개나 개설할 정도로 꽤 많은 돈이었다. '스피드레이서' 때는 10번이었다. 당시 주당 한 20만원 정도 받았던 것 같다.
--한국 영화에 출연 안 하나.
▲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할리우드 영화를 찍으면 준비와 촬영을 포함해 반년 이상 걸린다. 그리고 나면 앨범 준비와 콘서트 준비를 한다. 그러다 보니 3~4년이 훌쩍 지나갔다. 한국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한다면 심각한 것보다는 그냥 즐길 수 있는 영화, 멜로물 같은 걸 해보고 싶다. 그리고 제비 역할도 괜찮을 것 같다. 드라마 '이 죽을 놈의 사랑' 이후 심각한 역할만 했었다.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많았다.
▲해외에서 콘서트를 할 무렵부터 비판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왔던 것 같다. 그러나 좋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 가만히 서 있으면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제 할리우드에 진출했고, 진짜 할리우드 작품을 찍었다. 제대로 된 칭찬과 비난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수와 배우 중 어떤 게 더 애착가나.
▲배우로서 더 많이 일해보고 싶다. 솔직히 가수로 무대에 서는 건 좋다. 하지만, 댄스가수로는 한계가 있다. 매번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잠을 못 잘 정도다. 혹자들은 왜 가수로 미국시장에 진출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런데 워쇼스키 형제 같은 사람이 제작자라면 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나? 미국시장은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다. 앨범을 만들려면 최고의 음반 프로듀서와 안무가 등 시스템을 완벽히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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