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인터뷰>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주변 불신에 힘들었다가 호의적인 반응에 '얼떨떨'"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윤제균 감독은 분명 '흥행감독'이다. 영화 '두사부일체'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색즉시공'으로 2연타를 날렸다. '낭만자객'은 참패했지만 '1번가의 기적'으로 재기했다.
그는 투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몇 안 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영화 '해운대'의 개봉을 앞둔 그를 최근 논현동 제작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시사회를 마친 윤 감독은 "얼떨떨하다"고 했다.
"관객들은 제 영화를 좋아하지만, 기자나 평론가들한테 이렇게 관심 받고 좋은 소리 듣는 건 처음이거든요. 밤에 배우들이랑 맥주 한잔하면서 울었다니까요.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하고요.(웃음)"
쓰나미를 만들어내겠다고 했을 때부터 시사회 직전까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주변의 불신과 의심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로) 최소한 욕은 먹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컴퓨터 그래픽은 정말 자신 있었고요. '투모로우'와 한 컷 한 컷 비교해 봐도 절대 뒤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CG 괜찮다고 아무리 말해도 안 믿어주니 보여 드릴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CG 작업을 위해 여러 한국 업체들을 거쳐 결국 할리우드까지 갔을 때의 일화를 그는 소개했다.
"업체에서 밤 장면으로 가자고 했어요. 낮 장면은 밤 장면보다 열 배쯤 어렵다고 보면 돼요. 할리우드에서도 웬만하면 밤 장면으로 가요. 낮 장면으로 가장 어렵다는 물을 나름대로 괜찮게 표현했다는 건 자랑스러워요."
당연한 얘기이지만 윤 감독 역시 "영화는 감독이랑 똑같이 나온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전작들이 대중적인 흥행을 누린 게 흥행을 노린 계산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제가 좋으니까 하는 거죠. 전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아요. 제 영화는 제 취향이고 제 성격이죠. 제가 지루하고 어려운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티'를 보고 '와~' 했고, '인디아나 존스'나 '영웅본색'처럼 평범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를 좋아했죠."
감독의 이런 성향은 촬영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설경구는 "윤 감독은 현장을 참 재미있게 끌고 가는 사람"이라며 "권위도 없고 어떨 땐 감독 같지도 않고 동생 같은데, 어느 순간 모두 윤제균의 팬이 되는 이상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했다.
그 '이상한 카리스마'의 시작은 현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의 이름과 얼굴을 외우는 데에 있다. 회사 생활을 하다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고 현장 경험도 없이 감독으로 데뷔한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고사 지내는 날 스태프 80명의 이름을 다 외웠어요, 물론 술 먹고 다음날 절반을 잊어버리기는 했지만. 사람들과 일일이 잔을 부딪치고 다음날 막내 스태프한테 '야' 하는 것보다 이름 불러주면 저라도 좋을 것 같아서요."
이번 영화에서 아쉽지만, 편집 때 잘려나간 몇 장면은 모두 코미디 장면이다. 윤 감독은 과함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을 '낭만자객'을 통해 아프게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낭만자객'은 시나리오보다 현장에서 훨씬 재미있게 찍었어요. 한 컷에서 1% 넘치는 것은 별것 아니지만, 그런 걸 100컷을 모아 놓으면 100% 넘치는 것이죠. 그땐 그걸 몰랐어요. 지금은 절대 현장에서 오버하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대로 찍고 나서 추가로 찍고 편집할 때 전체적으로 조율해가며 넣거나 빼는 거죠."
몸고생, 마음고생으로 힘들었지만 요즘 다시 잠 못 자고 시간을 쪼개 인터뷰하는 것도 행복이라는 그는 '해운대' 홍보 활동이 끝나면 당분간은 소홀했던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하며 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해운대'를 발판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겠다는 포부는 잊지 않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벼락스타였고 바닥까지 떨어져 비웃음도 샀기 때문에 이제는 일희일비하지 않아요. 지금보다 더 잘 될 수도 있고 더 못 될 수도 있지만, 그저 감독이라는 직업으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으면 행복인 거죠. 다만, 우리 기술, 우리 스태프, 우리 이야기로 세계무대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건 보여주고 싶어요. 최소한 투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흥행감독'으로서 새로움에 도전해야 하는 게 제 역할 같아요."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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