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재연된 '오바마니아'>
<프라하에서 재연된 '오바마니아'>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유럽을 뜨겁게 달궜던 '오바마니아(오바마에 대한 열광)'가 중부 유럽의 고도(古都) 프라하에서 재연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 유럽 5개국 순방의 4번째 방문국인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순방 첫 대중연설을 위해 프라하 성(城) 인근 광장에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모습을 나타내자 3만여 명의 체코인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 여전히 식지 않는 오바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나는 유럽의 중심에 있는 이 위대한 도시의 한복판에서 당신들과 함께 서 있게 된 것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연설을 시작한 뒤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미국이 세계에서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고백할 때는 겸손하게, 핵무기 확산 금지를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할 때는 단호한 모습이었다.
광장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됐고 4천여명의 중무장 경찰들이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시내에 배치되는 등 긴장감도 돌았으나 프라하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였다.
광장에는 대형 비디오 스크린이 설치됐고 많은 프라하 시민들은 미국 스타일의 블루그래스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동이 트기 전부터 광장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현지 언론은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한 전날 저녁부터 시내의 주점과 식당에서 맥주를 들이키며 들뜬 마음을 달랬고 상당수는 아예 밤을 새운 뒤 새벽부터 광장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런 오바마 열풍은 '취임 후에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오바마 열풍이 빠르게 식을 것'이라는 정치분석가들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첫 외국순방에서 이전의 미국 지도자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같은 `기적'이 가능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보여준 세계 최강대국 지도자의 겸손함과 친화력, 그리고 뛰어난 협상력이 그에 대한 한 줄기 불안감을 깨끗이 씻어냈다는 것이다.
오바마에 대한 유럽인들의 열광은 지난해 7월 대선 후보자격으로 독일을 방문했던 그의 베를린 연설에서 최고조에 달했었다. 당시 20만 청중들은 베를린 중심가에 자리 잡은 승전탑 주변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그의 연설에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는데, 그 열기는 8개월여가 지난 이날까지 여전히 식지 않은 채 프라하에서 재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한 뒤 마지막 순방국인 터키로 향할 예정이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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