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문화> ⑨얼어붙은 충무로
(서울=연합뉴스) 2008년은 '불황'ㆍ'제작비 절감'ㆍ'관객수 감소' 같은 우울한 소식이 충무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한 해였다. 투자사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자 완성 뒤 개봉을 미뤄왔던 '창고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성적들은 대부분 기대 이하였고, 수년간 지속된 비디오물 시장의 침체가 심화해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철수가 이어졌다. 시장이 위축되자 해외 영화제에서의 수상도 눈에 띄게 줄었으며 해외 수출 소식 역시 2007년에 비해 뜸했다. 상업 영화의 인기가 시들한 가운데 수년간 영화 제작 영역을 확대해온 독립영화계는 꾸준히 장편 영화를 제작해 개봉했으며 저가로 수입된 영화 중에서는 작은 '대박'을 거둔 영화가 잇따르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 8월 강원도 정동진에서 열린 정동진독립영화제. << 연합자료 >>
한국영화 점유율 하락, 해외진출도 주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2008년은 '불황'ㆍ'제작비 절감'ㆍ'관객수 감소' 같은 우울한 소식이 충무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한 해였다.
투자사들이 신규 투자를 꺼리자 완성 뒤 개봉을 미뤄왔던 '창고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성적들은 대부분 기대 이하였고, 수년간 지속된 비디오물 시장의 침체가 심화해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철수가 이어졌다.
시장이 위축되자 해외 영화제에서의 수상도 눈에 띄게 줄었으며 해외 수출 소식 역시 2007년에 비해 뜸했다.
상업 영화의 인기가 시들한 가운데 수년간 영화 제작 영역을 확대해온 독립영화계는 꾸준히 장편 영화를 제작해 개봉했으며 저가로 수입된 영화 중에서는 작은 '대박'을 거둔 영화가 잇따르기도 했다.
◇한국영화 점유율 42%…2001년 이후 최저 = 올해 11월까지 한국영화의 관객 점유율(CJ CGV 집계)은 상영작 기준으로 42%로 2007년 동기의 52.3%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12월도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2001년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2000년 35%에서 2001년 50.1%로 뛰었으며 이후 한 차례도 45%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았었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이전으로 퇴보하는 셈이다.
독립영화 계열의 영화를 포함하면 11월까지 한국영화의 개봉 편수는 작년 동기보다 10편 줄어든 113편이었으며 이 중 관객수 200만명을 넘긴 영화는 고작 7편 뿐이었다. 한국영화가 전성기를 누리던 2005년의 경우 300만명 이상 동원한 영화가 8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흉년'이었다.
충무로의 불황은 해외 영화제나 영화 마켓에서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해 100만 달러 이상의 고가에 팔린 한국 영화는 2~3편 정도 뿐이었으며 해외 영화제 진출 소식도 뜸해져 베니스 영화제에는 10년만에 처음으로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하기도 했다. 9월에는 한국 최초 영화관인 단성사의 부도소식도 들렸다.
부가판권 시장의 몰락도 가속화돼 워너브라더스와 소니픽처스가 잇따라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두 회사 모두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법 DVD 판매와 불법 다운로드가 만연한 것을 사업을 접는 이유로 꼽았다.
수익성 악화와 투자난이 계속되며 대기업 계열 영화사들의 철수설도 끊이지 않았다. "매각을 위해 시장에 영화사를 내놨다"는 식의 '설'들이 대형 배급사마다 번갈아서 튀어 나왔으며 중소 규모 투자ㆍ제작사들의 사업 중단설도 심심치 않게 이어졌다.
◇ '창고영화'의 대방출 = 새 영화에 대한 투자가 경색되자 한국 영화의 제작붐이 한창이던 2006년~2007년 만들어졌던 영화들이 뒤늦게 개봉 러시를 이뤘다.
3년전 촬영된 '도레미파솔라시도', 2006년 제작된 '날나리 종부전'이 각각 4월과 5월에 관객들을 만났으며 2004년 촬영된 '사과'와 2년의 후반작업을 거친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가을 극장가에 개봉했다.
작년 개봉 예정이던 '마지막 선물', '바보', '허밍' 역시 해를 넘겨 올해 개봉했으며 '그녀는 예뻤다'와 '아버지와 마리와 나'도 2년 가량 개봉이 밀린 끝에 힘들게 스크린에 내걸렸다.
힘들게 관객들을 만났지만 이들 영화의 흥행 성적은 하나같이 '참패'였다. 그나마 성적이 괜찮았던 것은 '바보'로 97만4천여명이 관람했지만 이마저도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다.
'그녀는 예뻤다'와 '아버지와 마리와 나'는 각각 4천200명씩, '사과' 5만9천명, '소년은 울지 않는다' 9만9천명, '마지막 선물'은 27만3천명, '도레미파솔라시도'는 20만1천명, '허밍'은 10만명, '날나리 종부전'은 3만2천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 '추격자'와 '놈놈놈' 열풍 = 유난히 잠잠했던 올 극장가에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온 한국 영화는 '추격자'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었다.
2월에 개봉해 510만명을 동원한 '추격자'는 신인 나홍진 감독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으며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대종상영화제 5관왕, 대한민국영화대상 7관왕을 차지하며 주요 영화상을 석권했다.
송강호ㆍ이병헌ㆍ정우성 등 톱스타 3명과 스타감독 김지운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던 '놈놈놈'은 7월 개봉해 670만명을 불러모으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만주를 배경으로 하는 화려한 액션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놈놈놈'은 전체의 스크린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900여개 스크린을 독식하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놈놈놈'은 스크린수의 우위를 무기로 7월 전체 한국 영화 관객수의 56.9%를 점유했지만 174억원의 거대 제작비를 들인 까닭에 정작 손익분기점도 맞추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놈놈놈'과 '추격자'가 각각 흥행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지만 10위 안에 든 한국 영화는 '강철중'(6위ㆍ430만명)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10위ㆍ404만명)까지 모두 4편 뿐이었다.
외화 중에서는 '쿵푸팬더'(467만명)가 3위에 올라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으며 '맘마미아'(449만명)와 '아이언맨'(432만명)이 4~5위에 올랐다. 7~9위는 '인디아나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414만명), '미이라3:황제의 무덤'(409만명), '다크나이트'(406만명)가 차지했다.
◇제한상영가 헌법 불합치판결.극장요금 인상 논의 등 = 헌법재판소가 7월 제한상영가 등급이 명확성의 원칙과 포괄위임 금지의 원칙을 위배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10월에는 비디오물 등급분류 보류 제도가 '사전검열'에 해당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는 등 영화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에따라 영화계에서는 제한상영가 기준 등을 대체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불황이 가속화하면서 영화계의 숙원인 영화 관람료 인상 문제가 연말에 불거졌다. 11월 영화산업협력위원회에서 2001년 이후 7천원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현행 영화관람료를 인상해야할 필요성이 언급된 후 온오프라인에서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bkkim@yna.co.kr
【版權歸韓聯社所有,未經授權嚴禁轉載複製和用於人工智慧開發及利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