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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10년> 성장과 위기의 롤러코스터

2009¦~ 12¤ë 20¤é 09:10
작년 9월 주가가 급락한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

위기의 연속..한국 경제의 힘겨운 항해
금융위기 극복은 당면과제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뉴밀레니엄 10년간 한국경제의 행로는 숨 돌릴만 하면 닥쳐온 위기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2의 국치일로 여겨졌던 외환위기의 질곡에서 간신히 벗어나 경제 체질을 바꾸고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세계 정보기술(IT)산업 거품의 붕괴와 벤처위기, 카드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성장과 분배를 놓고 사회적 공방이 벌어졌는가 하면 우리가 머뭇거릴 때마다 바짝 좁혀온 후발국들의 추격은 미래를 걱정하게 만들었다. 새 천 년 10년을 마감하는 끝 무렵에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의 광풍을 헤쳐나가야 했다.

성장률 곡선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내렸지만 한국은 위기극복을 통해 쌓은 경험과 저력으로 주춤할지언정 쓰러지지는 않았고, 다시 전진했다.

¡º숨 돌릴 틈 없이 IT버블-카드사태-금융위기

새 천년은 외환위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파란 시세판에 멍든 가슴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 등 미국발 악재로 주가가 폭락한 2008년 9월 16일 서울 여의도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가 걱정스런 모습으로 시세판을 지켜보고 있다. uwg806@yna.co.kr

2000년 11월 부실기업 퇴출조치로 52개 부실기업이 정리대상으로 분류하면서 기업 부실과 금융 부실 사이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재벌의 선단식 경영에도 메스가 가해졌다. 금융, 기업, 노동, 공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은 계속됐다.

위기 극복으로 얻은 자신감은 도약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며 경제는 급성장했다.

하지만 숨 돌릴 틈도 없이 먹구름이 몰려왔다. 2000년 말이 되자 세계적으로 IT버블이 꺼지고 국제유가가 오르는가 하면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값이 급락하면서 수출은 물론 소비와 투자심리가 움츠러드는 상황이 초래됐다.

제2의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9.11테러까지 터지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은 2001년에 무려 12.7%나 감소했다.

잠복한 악재들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 2003년의 이른바 '카드사태'는 인재였다. 카드 발급 남발로 내수 부양을 이끌었지만 2002년말 6.5%이던 카드전업사의 연체율은 2003년말 14.3%까지 치솟았고 신용불량자는 372만명으로 1년새 100만명 이상 늘었다.

카드사태는 2004년 상반기에 진정됐지만 내상은 심각했다. 더욱이 주요국이 성장세를 회복한 국면에서 우리는 오히려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심각한 내수부진을 겪으면서 민간소비가 2003~2004년에 무려 6분기 연속 감소하기도 했다.

2005~2006년에는 이른바 '버블세븐'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부동산 버블로 몸살을 앓았다. 종합부동산세 과세로 계층 간 공방이 가열되기도 했다.

2007년 하반기부터 유가와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몸살을 앓은 가운데 미국의 서브프라임, 파생상품 부실은 결국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곪아 터졌다.

우리도 초기에 외환시장이 극심한 불안을 겪은 데 이어 11월부터는 수출이 급감하고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데 그치지 않고 일자리까지 빼앗아가면서 실업자가 100만명을 육박하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5.25%에서 2%로 낮추고 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 추경을 편성해 재정 조기집행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섰다. 그 결과 다른 나라보다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º굴곡의 10년..외연 확대

굴곡의 10년에 걸맞게 경제성장률 곡선은 요동쳤다.

외화보유액 '리먼 사태' 이후 최고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화보유액이 2454억 6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79억5000만달러 증가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인 지난해 8월 말의 2432억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은 2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한 은행관계자가 달러화를 살피는 모습. 2009.9.2 jjaeck9@yna.co.kr

1999년 9.5%나 성장하면서 마감한 한국경제는 2000년에도 8.5% 커졌지만 IT버블이 꺼진 2001년에는 4%로 반토막이 났고, 다시 내수가 팽창한 2002년에 잠시 7.2% 성장했지만 카드사태로 2003년에는 2.8%로 가라앉았다.

2004~2005년 4%대를 거쳐 2006~2007년 5%대 초반으로 주춤한 뒤 리먼 사태가 발생한 작년에 2.2%에 이어 올해는 0.2%로 마이너스를 겨우 면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올해 전망치가 당초 -4%까지 나왔다는 점에 비춰 선방한 것이다.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올해 GDP 규모는 작년에 이어 1천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10년 전인 1999년의 529조5천억원의 갑절이 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07년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는 기쁨을 맛봤지만 지난해 다시 1만9천달러대로 후퇴했다가 내년에는 다시 2만달러선을 회복할 전망이다.

하지만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실시한 이후 참여정부를 지나면서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기도 했다. 분배에 무게를 실으면서 성장 기회를 놓쳤다는 논리지만 분배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숙제였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잠재성장률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내 양극화도 심화됐다. 지난 10년간 제조업 내에서도 전기전자 분야와 조선산업이 급성장하며 세계를 제패한 품목이 나온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는 부진했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은 늘지만 부가가치 비중은 정체 상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난 10년간 양적, 질적으로 많이 성장했지만 1990년대보다 떨어진 성장률은 좀 아쉬운 대목"이라며 "기업 수준이 높아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해졌기에 이번 경제위기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개방을 통해 활로를 찾고자 이뤄진 자유무역협정(FTA)은 과거에 없었던 지난 10년간의 성과다. 2004년 4월 칠레와의 FTA 발효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ASEAN)에 이어 미국, 유럽연합과의 FTA, 인도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성사시키며 FTA 허브로 도약했다.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이 되면서 내년 정상회의를 열어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원조국의 지위에 올랐다.

다만 돈 쓸 곳이 많아지고 위기를 겪으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부담이다. 국가채무는 2000년 111조원에서 2004년 20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작년에 300조원을 돌파하고 올해는 36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년은 상시 구조조정이 지속될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4대부문 구조조정으로 상당 부분 완결했다고 자신했지만 가계 건전성도 중요 요소로 확인됐다"며 "조선도 10년 호황이었지만 중소업체들은 위기 때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점에 비춰 평소에도 부문별 건전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rin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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