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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쌍용차 파업타결 이후가 중요하다

2009¦~ 08¤ë 06¤é 20:01

<연합시론> 쌍용차 파업타결 이후가 중요하다

(서울=연합뉴스) 파국으로 치닫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노사의 대타협으로 일단락됐다. 박영태 쌍용차 법정관리인과 한상균 노조위원장은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 가운데 48%를 고용 유지한다는데 전격 합의했다. 그동안 고용비율을 놓고 회사는 40%를 주장한 반면 노조는 단 한명의 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왔다. 노조원들도 자진 해산했다. 노조의 평택공장 불법 점거파업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무려 76일만에 노사의 막판 담판을 통해 전격 타결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무엇보다 노조가 마지막으로 사수하던 도장2공장에 대한 진압작전이 강행될 경우 우려됐던 '제2의 용산참사' 같은 불상사 없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책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이제 쌍용차는 그동안 드러났던 노사간, 노노간 갈등과 앙금을 씻고 회사 살리기에 온 힘을 집중해야 하는 또 다른 시험대에 서게 됐다.

쌍용차 사태는 노조의 불법.폭력 파업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하고 큰 상처를 남기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비극이다. 노조가 만든 화염병과 쇠파이프, 새총, 다연발 사제총이 산업현장에 등장하고 경찰도 최루폭탄과 테이저건, 고무탄총 등으로 대응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 경찰과 회사 임직원, 노조원, 시민단체 등이 서로 엉키면서 부상자가 속출해 전쟁터나 테러현장을 방불케 했다. 당장 회사는 1만4천590대의 생산차질로 3천16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수백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도 대부분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 또는 휴업 상태다. 쌍용차가 지역경제의 15%를 차지한다는 평택은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았다. 우리 산업의 중심축인 자동차산업은 물론 국가의 대외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쌍용차 사태는 노조의 불법과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일깨워 줬다고 본다. 파업 가담자는 경중에 따라 철저하게 법률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더욱 꼬이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도 강경투쟁 일변도의 후진적 노동운동은 결국 고립무원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쌍용차는 앞으로 회생을 위해 노사 대타협보다 더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 노조의 점거파업이 예상외로 장기화됨에 따라 분위기는 회생보다는 파산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쌍용차의 파산은 산업계에 엄청난 타격이고 피해는 지역경제와 고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노사가 혼신의 힘을 다해 회생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리해고자와 비해고자로 갈렸던 노노 갈등을 먼저 치유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신속한 시설점검과 복구를 통해 생산을 재개하고 채권단 지원도 이끌어 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이행 가능한 수준'의 회생계획안을 다음달 15일 법원에 제출해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데 최선을 다한다면 법정관리를 계속 받으면서 가벼워진 몸으로 재도약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회사측도 해외 네트워크나 연구개발, 애프터 서비스망 등이 나름대로 갖춰져 있기 때문에 생산성과 경쟁력을 조기에 회복하고 20만대 생산체계를 갖추게 되면 퇴직자를 모두 불러들인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니 고무적인 일이다.

쌍용차가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 생산시설 및 영업망 복구, 협력업체 재가동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 존속가치가 계속 떨어져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도 전에 법정관리 절차가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주주인 상하이차의 투자기피로 신차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내놓을 경쟁력 있는 상품이 없는 것도 한계다. 따라서 일단은 회생계획안 이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제3자 매각을 검토하는 것도 대안으로 여겨진다. 회사의 조기 파산을 요구했던 협력업체들이 우량자산만을 모아 '굿 쌍용'을 만든뒤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파산보호 신청에서 40일만에 벗어난 미국의 GM이 근로자 2만여명을 줄이고 14개 공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이어 전미자동차노조(UAW)가 2015년까지 무파업을 약속해 미국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낸 점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쌍용차는 홀로서기든, 제3자 매각이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만 재생의 기회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상하이차 책임문제나 정부의 지원, 지역 주민의 쌍용차 사주기 운동 등은 그 이후에 요구하거나 기대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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