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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설비투자 실종 예사롭지 않다

2009¦~ 08¤ë 04¤é 14:21

<연합시론> 설비투자 실종 예사롭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최근 경제지표들이 밝게 나오면서 경기 조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들어 산업생산은 6개월 연속 증가했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2.3%로 5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조사한 소비심리지수는 4개월째 상승하면서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또 대기업들의 2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주가가 1,500선을 넘어설 정도니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겉으로 보면 경제위기가 거의 끝나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은 더 밝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한국 경제가 지난 2개월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회복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경쟁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 중에서 한국이 소비.투자전망 1위라고 상당히 낙관적인 관측을 내놨다. 모두 우리 경제에 자신감을 갖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회복세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방심은 금물"이라고 누차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앞으로 재정정책의 효과를 민간부문의 투자로 뒷받침해줘야 하는 데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상당기간 설비투자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을 기준으로 한 실질 설비투자액은 올해 상반기 37조7천억 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20%, 9조5천억 원이 감소했다. 이는 9년 전인 2000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더구나 설비투자가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데만 1∼2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 부진을 넘어 투자가 아예 실종된 형국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는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경기회복의 토대가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투자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각한 `투자결핍증'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지금처럼 설비투자가 지지부진하고 2010∼2011년께나 돼야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최근의 경기회복세는 모래성에 불과할 수도 있다. 재정정책의 약발이 끊어지고 기대한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우리경제가 어떻게 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2003년 세계 11위에서 지난해 15위로 주저 앉은 한국경제가 더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재도약은 영원히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좀더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야만 한다. 정부도 실질적인 규제 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정책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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